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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건 사고

수원역 노숙 소녀 살인 사건

IT Knowledge Share 2021. 9. 2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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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인 감정이입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분노 지수: ★★★★

 

2007년 5월 14일 아침 수원고등학교에서 10대 중반으로 보이는 소녀가 살해된 채 발견되었습니다. 발견 당시 심한 폭행 흔적이 있었습니다. 사건이 발생했던 학교가 애초에 그곳은 남고였기 때문에 해당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아니었습니다.죽은 소녀의 신원을 알 만한 단서가 나오지 않으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지게 됩니다. 나중에 드러나지만, 사망한 소녀는 15살의 중학생 김 양으로 밝혀지게 됩니다. 그녀는 가출을 잘하긴 했지만, 딱히 노숙자였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워낙 집안이 가난했으며,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혼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에 신원 파악이 어려워지자, 경찰은 이 소녀를 노숙하던 소녀라 단정하고 수원역 일대의 노숙자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당시 가출팸 등의 가출한 아이들이 일대에서 노숙하는 경우가 자자해서 갑자기 노숙인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였던 것일까요? 수원역 노숙자들과 수원의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이상한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한 여학생과 관련된 죽음의 소문은 바로 무엇이었을까요?

소문에 의하면, 수원역 일대에서 노숙자들을 이끄는 대장이 있는데, 사망한 소녀가 이 대장의 돈을 훔치려다 발각되어, 대장의 부하들이 그녀를 구타해 숨졌다는 소문이었습니다. 경찰은 수원역의 노숙자들을 집중 조사했으며, 결국 사건 발생 후 얼마 안 되어 수원역에서 노숙을 하던 2명의 정신지체 장애인을 이 사건의 범인으로 체포했습니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습니다...!

 

용의자가 체포되었다고 모두들 생각했지만, 사건이 일어난 지 8개월 후에 검찰은 또 다시 5명의 가출 청소년들을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하고 사건의 진범을 잡았다고 발표하게 됩니다. 애초에 체포된 노숙인들은 어떤 관련이 있었을까요?
가출 청소년들은 재판 과정에서 완강하게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그들은 경찰과 검찰이 짜맞추기 수사로 자신들을 위협하면서 자백을 강요했다는 진술했습니다.


실제 검찰의 심문 과정을 녹화한 영상을 보면 청소년들에게 자백을 하도록 유도하는 등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조서까지 작성했다. 결국 끈질긴 법정 공방 끝에 2010년 7월 5명의 청소년들에 대해 모두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이전에 검거되었던 2명의 정신지체인 노숙자들 또한 강압적인 심문에 의해 거짓 자백을 했으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결국 2013년 10월 노숙인 2명에게도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경찰의 심문 과정으로 인해 거짓 자백을 강요받았다면, 도대체 범인은 누구일까요? 사망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미스터리한 사건입니다.

김 양은 지적 장애를 조금 앓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큐가 70 이하라면, 지적 장애 환자로 볼 수 있으며, 71~100 사이라면 경계선 지능으로 판단됩니다. 지적 장애 환자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등급에 따라 4~12세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김 양의 정확한 수치는 모르나 경계전 지능정도로 의심되며, 학교에서 친구들을 잘 사귀지 못했다고 합니다. 김 양은 당시 유행했던 메신저인 버디버디나 미니홈피 같은 온라인상에서 친구를 사귀었다고 합니다.

 

김 양을 살해한 범인은 누구였을까요? 이 사건과 관련된 한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이 의미심장했습니다.

이거 거짓말이에요...
제가 친구들이랑 있었는데, 걔네들이 구타하고 공고 근처에 냅두고 왔어요...
우리 지윤이 불쌍해요...
걔네들이 저한테 이야기해준거에요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팀은 댓글 작성자를 찾아내 놀라운 증언을 듣게 됩니다. 당시 가출하고 방황하던 댓글 작성자는 우연히 천안에서 자신과 같은 가출 청소년 세 명을 만나 동행했으며, 이들이 소녀를 때려 살해했다라는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들려줬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피해자의 성함, 김 양이 당시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김 양 어머니 소유의 반지, 귀걸이 등도 훔친 채로 가출했다는 구체적인 사실도 알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댓글 작성자를 참고인으로 조사했으며,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재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수사 이후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고,  2014년에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결국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노숙인부터 불량 청소년까지 거짓 자백을 강요당했다면서 용의자가 2번이나 뒤집힌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당시 댓글을 달았던 참고인의 증언대로 그 3명의 가출 친구들이 맞다면, 하루 빨리 이들에 대한 수사가 재개되어 진범이 꼭 잡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억울한 죽음의 진실이 추후에라도 드러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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