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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건 사고

이형호군 유괴 및 살인 사건

IT Knowledge Share 2021. 9. 2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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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인 감정이입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분노 지수: ★★★★★

2007년에 개봉한 설경구, 김남주 주연의 영화 '그놈 목소리'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입니다. 이형호군이 갑자기 납치된 후에, 한 명 이상으로 짐작되는 범인이 형호군의 부모한테 전화로 거의 60차례 이것저것 지시를 내리면서 속을 애태웠던 사건입니다. 안타깝게도 대한미국의 3대 미제사건 중 하나입니다.

시간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갑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 살던 이형호(1981년생, 당시 9세) 군은 1991년 1월 29일 저녁에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는 모습이 목격된 것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날 밤 30대 남자의 협박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말투는 서울/경기 지역 말투였다고 합니다. 범인은 초기에 2천만원을 요구하고 이후에는 점점 액수가 불어나면서 7천만원까지 요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 그놈 목소리 스틸컷

협박 전화를 한 인물은 굉장히 경찰에 대한 경계심이 컸으며, 최대한 금전을 안전하게 취득하려고 형호군의 부모님에게 온갖 말도 안되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아무래도 전화를 건 사람, 망을 보는 사람, 현금 수거책 등 한 명 이상으로 구성된 납치단이 이러한 악행을 저지른 듯 합니다.

 

협박 전화 어록 중 몇 개만 나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이를 유괴하고 저런 X소리나 지껄으니 피가 거꾸로 치솟는 느낌입니다.

 '서초경찰서 형사입니다. 거기 있는 형사들 좀 바꿔주세요' (경찰이 집에 있는지 떠보기 위함)
 '지금 누군가가 주변을 계속 얼쩡거리고 있네요. 경찰에 연락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계속 잡아 떼실 건가요?
 '돈을 회수할 때까지 애 식사를 중지하겠습니다'
'아이에 대한 애착이 없군요. 형호 죽기를 바라죠?'
'가짜 돈이 잔뜩 섞여 있습니다. 형호를 되찾길 바라지 않는 것으로 알죠'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신 점은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게 할 소리인지)

다짜고짜 전화로 저런 말이나 해대는 유괴범의 목소를 듣는 보모의 심정은 정말 속이 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유괴당한 아이의 부모님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하는 형태의 협박 전화였습니다.

 

전화로 인한 지시가 잘 수행되지 않자, 유괴범은 돈을 어디서, 어떻게, 언제 준비할 것인지 메모에 남겨 전달하는 방식으로 변경했습니다. 글씨를 누가 썼는지는 모르지만, 유괴범의 필체가 분명히 악필 중의 악필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사실, 양화대교 쪽에서 현금을 놔두라는 협박범의 지시에 형호군의 부모님이 돈을 준비했으며, 경찰도 잠복 수사로 그를 잡을 계획이었답니다. 하지만, 경찰들이 무전기로 의사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철제 박스의 위치를 혼동하는 바람에 범인이 돈을 집어갈 동안 우왕좌왕했고, 결국 놓쳐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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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이후로 은행 계좌를 개설하여 돈을 받으려고 했습니다. 경찰 측에서는 범인이 은행 계좌에서 돈을 빼갈 것을 대비해, 한일은행에 입금되었던 돈을 상업은행 계좌로 송금했고, 2월 19일, 상업은행 상계동지점에 한 남자가 나타나 인출을 시도하는 정황히 포착됩니다. 그러나 은행원이 단말기에서 사고신고 계좌라는 문구를 보고 당황해하며, 남자를 의심을 하자 발각된 것을 알아챘는지 남자는 다급하게 은행원에게 통장을 빨리 달라고 했으며, 이후 나온 통장을 낚아채듯이 빼가지고 황급히 달아났다고 합니다. 당시 해당 지점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끝내 범인 검거에 실패하게 됩니다. 통장 개설 신청서와 메모지에는 지문이 전혀 없었고, 범인의 행방은 미궁 속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은행 직원의 기억을 토대로 몽타주를 만들고 범인 수색에 나섰으나 끝내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거의 사건 발생 후 1개월 보름 정도 지난 시점, 1991년 3월 13일, 한강공원 잠실지구 인근 터널 옆 배수로에서 어린 아이의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확인해 보니 사체는 유괴된 이형호군이었습니다. 발견 당시 형호군은 테이프와 끈으로 눈, 코, 입, 그리고 손발이 모두 묶여 있었습니다. 사인은 질식사였으며, 부검 결과 위에 남아있는 음식물이 실종 당일 친구네 집에서 먹은 음식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망 시점은 유괴된 직후로 추정되었습니다.

사실 형호 군은 유괴 당일에 이미 사망하였으며, 범인은 애당초 이형호를 살려서 돌려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고, 돈만 가로챌 계획으로 44일간 피해 부모를 농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괴 당일에 살해해서 이미 아이가 죽은 상태에서도 뻔뻔하게 계속 금품을 요구하고, 협박 전화를 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큰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범인의 몽타주라도 잘 확인해주시고, 하루 빨리 이런 파렴치한 악행을 저지는 악마들이 붙잡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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